[한국일보, 2008.12.24] 시간낭비, 체력소모도 고려해야
시간낭비, 체력소모도 고려해야
내신 확보 쉬운 원거리 고교 가려는데…
Q: 이제 중3이 되는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제가 고등학교 들어갈 때에는 서울에 고교선택제가 도입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내년에 어느 고교에 가야 할지 고민입니다. 일단 고교 내신을 잘 받아야 대학 진학에 유리할 것 같아서 지금 사는 동네와는 약간 거리가 있는 인문계 고교를 가려하는데, 주변 친구들은 이제 대학들이 수능 위주로 모집을 한다는데 그럴 필요가 있겠느냐고 합니다. 그렇다면 내신을 많이 보지 않으니까 내신에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것인가요? 내신만 보고 대학에 붙는 방법은 없는 건가요? A: 지난달 발표된 전국 200개 4년제 대학의 2009학년도 정시모집 요강을 살펴보면 수능의 비중이 대폭 확대된 반면 내신이나 논술의 영향력이 미미해진 것이 사실입니다. 수능이 등급제에서 점수제로 바뀌면서 대학들이 수능 변별력이 높아졌다는 판단으로 수능성적을 보다 적극적으로 전형에 반영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수능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선점하기 위해 대학들이 ‘수능우선선발제’를 확대하면서 수능 100%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이 지난해 11개교에서 올해 71개교(지방분교 포함)로 대폭 늘어난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수능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지난해 30∼50% 정도 반영했던 내신의 비율이 줄고, 서울대 등 일부 상위권 대학을 제외하곤 논술을 폐지하거나 비중이 줄어들었습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수능비중이 높아지긴 했지만, 올해 발표된 영역별 반영률이 학생이 대입과 맞닥뜨릴 4년 후와 똑같으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또한 각 대학들이 입시가 전면 자율화되는 2011학년도부터는 새로운 전형 방법을 적극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변화를 예측하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내신 관리를 소홀히 하겠는 것은 섣부른 판단으로 보입니다. 내신과 수능, 두 가지는 별개가 아닙니다. 내신 관리를 위한 학습이 반복 숙달돼 학습내용이 단기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 전환됐을 때 수능처럼 정규 교육과정 전체를 놓고 치르는 시험에서 좋은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현대 뇌과학이 보여주는 공부의 원리입니다. 내신 관리가 밑바탕이 돼야 수능에서 어떤 문제가 출제돼도 당황하지 않고 풀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수시모집에서 내신 비중을 높게 반영하는 전형방식들이 상당수 있기 때문에 해당 전형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신 관리를 꾸준히 해나가야 합니다. 다만 일찍이 희망 대학과 학과 등 진학 목표가 분명히 정해지고, 해당 대학의 전형방식이 구체화되는 시점이라면 수능과 내신, 면접구술, 논술의 비중을 따져 입시전략과 학습전략을 짜보는 게 필요합니다. 이와 별도로 내신 관리를 위해 내신 확보가 쉬운 원거리 학교로 진학을 할지에 대해서는 또 다른 고민이 필요합니다. 학생이 경쟁적 상황에서 동기부여가 잘 되는 편인지, 원거리 학교에 가게 됨에 따라 낭비될 시간적, 체력적 소모는 없을지 등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중학교 3학년 동안 자신의 공부습관이나 특성을 잘 파악함과 동시에 학교정보공개법에 따라 올해부터 공시되는 학교들에 대한 각종 정보를 습득해 자신과 잘 맞는 학교를 후보 학교로 꼽아보는 시도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현재도 내신만 100% 반영하는 입시전형을 가진 대학들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방 사립대 위주의 극소수 대학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내신’만을 준비하기 위해, 혹은 수능에 ‘올인’하기 위해 어느 하나를 소홀히 한다는 것은 위험하다는 뜻입니다. 학생 또래의 누구나가 대입 전형의 계속적인 변화 때문에 혼란스러워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럴수록 대학 진학 시점까지 희망 대학의 입시정보를 지속적으로 파악해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물론 이에 앞서 자신의 적성과 능력이 어떠한지를 객관적으로 따져보고, 여기에 부합하는 목표 대학과 학과를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2008-12-24 한국일보 게재> <관련링크>http://news.hankooki.com/lpage/society/200812/h2008122402465422020.ht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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