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08.11.26] 게임 등 만들려면 수학 능력 필수

 
게임 등 만들려면 수학 능력 필수

컴퓨터 프로그래머 꿈 가진 아들 학업 게을리해
객관적 직업정보로 공부 유도해야

조진표.학습전문가

Q: 인문계고 문과 2학년 아들이 있습니다. 게임을 좋아하고 컴퓨터를 여러 모로 잘 다룹니다. 나중에 게임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다고 합니다. 주변에서도 아이가 컴퓨터 활용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저도 굳이 말릴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컴퓨터 분야는 이공계열인데 아들은 문과 쪽 과목의 성적이 상대적으로 우수합니다.

또 아들이 “프로그래머는 실력이 중요하지 학벌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면서 자꾸만 공부를 게을리 해 염려스럽습니다. 실기를 컴퓨터학원에서 미리 배우라고 하면 그것도 대학가서 배우면 된다고 하네요. 주말에 컴퓨터를 할 때 보면 주로 게임이고, “프로그래머의 직업 성격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간섭한다”는 식으로 말해 걱정인데, 어떻게 이끌어주면 좋을까요?

A: 자녀가 그렇게 말하는 것은 해당 직업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간단히 게임프로그래머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프로그래머는 게임기획자, 그래픽디자이너, 음악제작자와 함께 게임을 어떻게 프로그램화 할 것인지 설계하는 작업을 수행합니다.

또한 영상을 컴퓨터 모니터에 출력하는데 필요한 제반 함수와 그래픽 효과 입력장치를 제어하는 루틴이나 툴 등을 제작하는 업무를 수행합니다. 한마디로 게임구조를 설계하고 오류(bug)없는 프로그램을 완성하는 것이 프로그래머의 일입니다.

학생들은 보통 “프로그래머는 그냥 컴퓨터만 잘하면 된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프로그래머의 업무를 탁월하게 수행하려면 함수 등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수학을 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컴퓨터가 일반적으로 할 수 있는 일 즉 계산, 문서작업, 음악, 영화플레이, 게임, 그림보기, 인터넷 등은 컴퓨터가 스스로 이해해서 가능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모두 숫자를 이용해 처리하는 것입니다.

물론 간단한 프로그램은 수학을 못해도 할 수 있지만 높은 수준의 컴퓨터그래픽(CG)과 음향, 색감, 정교한 움직임을 구현하려면 수학적 능력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이밖에도 프로그래머가 되려면 C언어에 대한 완벽한 활용 능력이 필요하며 또한 대부분 영어로 쓰여 있는 프로그래밍 기술 관련 최신 서적을 이해하기 위해서 외국어 능력도 필요합니다. 물론 팀플레이로 작업을 하는 특성상 조직간 융화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능력도 기본적으로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게임의 재미를 이해하고 본인이 즐거워하는 것이 프로그래머로서 기본적인 요건이긴 하지만 이러한 부분은 직업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 필요한 능력이나 자질 중에서 극히 작은 부분에 불과합니다. 게임을 잘 하는 것과 프로그램을 잘 설계하는 것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해서는 필요한 학업능력과 컴퓨터 실기능력 등 직업에 대한 공신력 있는 정보를 아이가 제대로 인식할 수 있도록 부모님이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울러 정말로 프로그래머가 되고자 한다면 남들과 다른 차별적 요소가 있어야 한다는 것도 아이에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해줘야 프로그래머가 생각처럼 쉽게 이룰 수 있는 직업이 아니며 그 분야에서 인정 받기 위해선 남보다 앞서서 준비해야 함을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게임과 관련한 국내외 진학경로에 대한 정보를 아이와 함께 찾아보고 해당 경로로 가기 위한 목표를 세워 달성 과정을 하나씩 체크 해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와이즈멘토 (www.wisementor.net) 대표

<2008-11-26 한국일보 게재>

<관련링크>http://news.hankooki.com/lpage/society/200811/h2008112603070722020.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