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08.11.05] 성적보다 높은 대학 정해 학업

 

[교육 지상상담] 성적보다 높은 대학 정해 학업
高1 아들 지금 성적에 만족한다며 노력 안해


조진표 와이즈멘토 대표

Q: 고 1 남학생을 둔 엄마입니다. 아이는 강북의 일반계 고교에서 500명중 20등 정도로, 상위권 입니다. 하지만 자신감이 없는지 상처입기 싫어서인지 최상위권은 꿈도 꾸지 않고 현재에 만족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합니다.

학원을 다니는 것도 그렇습니다. 아이가 별다른 말을 안하고, 학부모인 저도 마땅한 정보나 교육노하우도 없고 해서 학원 한 두 개 다니게 하는 게 고작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조금 더 노력하면 최상위권으로 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하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최상위권 학생들의 공부법은 따로 있는 것인가요?

A: 아이가 자신의 성적에 늘 만족한다고 하셨는데, 그것은 뒤집어 보면 공부를 열심히 할 목표의식이 강하지 않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흔히 학생들을 보면 고3때까지도 진로를 결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충 성적에 맞춰 대학에 가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공부에 능률이 오르는 데 한계가 생깁니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구체적인 꿈과 목표를 정하고 그곳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십시오.

목표를 세울 때에는 직업목표라는 ‘장기목표’, 대입목표라는 ‘중기목표’, 눈앞의 내신시험 준비라는 ‘단기 목표’가 함께 고려돼야 합니다. 모든 목표들을 한꺼번에 확정하기는 어렵지만, 꾸준히 목표들을 세워보고 희망 대학과 학과에 필요한 성적 수준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학습 관리를 도와주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특히 희망 대학을 정할 때 커트라인이 현재 성적에 비해 다소 높은 곳으로 잡고, 현재 성적과 목표 성적을 비교하면서 차근차근 학업성적을 높여나갈 수 있도록 유도해주시는 게 좋습니다.

아울러 최상위권 학생들의 학습법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기본적으로는 절대적인 학습량에 있어 상위권에 비해 많다는 점은 재론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다만 몇 가지 차이점은 분명히 있습니다. 첫째로 일상생활 중에 학습을 생활화하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최상위권 학생의 경우 걸어다니면서도 참선을 하는 선승들처럼 길을 가면서도, 차를 타면서도, 쉬는 시간에도, 밥을 먹을 때에도, 화장실에서도 수시로 머릿속으로 떠올리기를 통해 기억 속에 저장하는 식으로 ‘학습의 생활화’가 잘 된 경우가 많습니다.

영어단어의 경우 한꺼번에 많이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5개 정도씩 번갈아가면서 떠올리고, 그 외에도 수업시간에 어떤 설명을 했는지, 잘 안 풀리는 문제를 어떻게 풀었는지 등 그 과정을 천천히 떠올리며 뇌에 각인시키는 식입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머리 속으로는 계속해서 떠올리기를 반복하고, 자주 기억을 되새기는 것이야말로 암기의 기본입니다. 아울러 최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심상화’와 ‘코드화’에 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심상화라 함은 관련 내용들을 마인드 맵과 같은 형태로 이미지로 뇌에 입력시켜 핵심이 되는 부분에서 말단부분의 세부사항까지 연결 고리를 만들고 여러 번의 인출연습을 반복하는 과정입니다.

코드화의 경우 예컨대 환경재해의 대표적 질병으로 알려진 ‘이따이이따이병’, ‘미나마따병’의 각각의 원인이 되는 카드뮴과 수은이 헷갈리는 경우가 많은데, ‘카드뮴’과 ‘이따이이따이’는 글자수가 2배이고, ‘수은’과 ‘미나마따’도 글자수가 2배라는 점을 코드화해 재빨리 해당 내용을 장기기억으로 전환하는 것이 그런 방법입니다.

이렇게 머리 속에 입력할 경우 영구적으로 해당 내용 때문에 골치를 썩는 일을 피할 수 있게 됩니다. 특히 최상위권 학생들은 학업과 더불어 독서+토론 능력이 바탕이 돼야 ‘논술’ 실력이 향상될 수 있는 만큼, 독서, 토론, 대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꾸준한 조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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